첫 종주는 광청이었다 — 광청종주·청광종주
능선 위의 사람들

첫 종주는 광청이었다 — 광청종주·청광종주

수도권 산꾼들의 통과의례, 광청종주. 지하철로 닿는 산에서 시작하는 첫 종주의 문턱과, 하오고개 생태육교 위에서 배우는 '잇는다'는 감각을 이야기합니다.

에디터 · 2026.07.13 · 4분 읽기

수도권 산꾼들의 통과의례, 광청종주. 지하철로 닿는 산에서 시작하는 첫 종주의 문턱과, 하오고개 생태육교 위에서 배우는 '잇는다'는 감각을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언젠가 종주라는 걸 해보고 싶다면, 아마 누군가 이 이름을 먼저 꺼낼 것이다. 광청. 혹은 청광. 광교산에서 청계산으로, 청계산에서 광교산으로. 어느 쪽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이름의 순서만 바뀌는 이 길은, 수도권 산꾼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하나의 통과의례였다.

거창한 길이 아니다. 지리산도 설악산도 아니고, 지하철을 타고 가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올 수 있는 산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점이 이 길을 특별하게 만든다. 종주라는 단어가 주는 아득함 — 새벽 어스름, 무거운 배낭, 먼 산 — 을 처음으로 자기 몸에 입혀보는 데, 이만한 무대가 없다. 실패해도 탈출로가 많고, 성공하면 "나 광청 했어"라는 한 문장이 생긴다. 그 한 문장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다음 산으로, 더 먼 능선으로 데려갔는지 모른다.

능선의 서사

광교산 시루봉에서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을 지나 하오고개를 건너면 청계산 권역이다. 하오고개 위 생태육교를 건너는 순간이 이 종주의 은근한 클라이맥스다. 차들이 아래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다리 위에서 사람들은 잠시 멈춰 선다. 방금 넘어온 산과 이제 넘어야 할 산이 앞뒤로 늘어서 있고, 그 사이를 잇는 건 오직 자신의 두 다리라는 사실이 실감 나는 지점. 종주란 결국 끊어진 것을 제 걸음으로 잇는 일이라는 걸, 이 다리가 몸으로 가르쳐준다.

이 길엔 극적인 암릉도, 아찔한 고도감도 없다. 대신 참나무 숲의 부드러운 오르내림이 리듬처럼 반복된다. 그래서 광청은 다리가 아니라 마음이 먼저 지치는 길이고, 그 지루함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길이다. 장거리 산행의 본질이 화려한 풍경이 아니라 단조로움과의 협상이라는 것을, 산꾼들은 여기서 처음 배운다.

계절 노트

  • — 능선의 신록이 가장 순한 계절. 첫 종주 도전이라면 해가 길어지는 4~5월이 너그럽다.
  • 여름 — 숲이 깊어 그늘은 좋지만 습도와의 싸움. 물을 넉넉히.
  • 가을 — 이 길의 최적기. 서늘한 공기 속 낙엽 밟는 소리가 발걸음의 메트로놈이 된다.
  • 겨울 — 눈 쌓인 광청은 의외로 호젓하다. 짧은 해를 계산에 넣고 아이젠은 기본.

팩트 박스 (참고치)

  • 구간: 광교산(시루봉) – 백운산 – 바라산 – 우담산 – 하오고개 – 국사봉 – 이수봉 – 청계산(매봉) (역방향이 청광종주)
  • 거리: 약 22~25km (들머리·날머리에 따라 상이)
  • 소요시간: 약 8~11시간
  • 접근: 수도권 지하철·버스로 들머리와 날머리 모두 접근 가능
  • 난이도: 장거리 입문. 탈출로 다수

이 길을 걸은 사람들

사이트의 실제 완주 기록 중, 시작·종료 좌표와 경로 중간 지점을 대조해 들머리·날머리가 일치함을 확인한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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