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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일정 짜기 — 표준 7~10일과 단축·여유 일정

2026.07.09 발행
ABC 일정 짜기 — 표준 7~10일과 단축·여유 일정

ABC 트레킹 일정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네팔까지의 국제선 이동과 카트만두·포카라 간 이동, 포카라를 기점으로 하는 트레킹 본편, 그리고 기상이나 교통 지연에 대비한 예비일입니다.

ABC 트레킹 자체는 보통 6~8일 정도로 계획합니다. 차량 접근 구간을 늘리고 하루 산행을 길게 잡으면 5일 안팎으로 줄일 수 있지만, 고도 적응과 체력 부담을 고려하면 여유 있는 일정이 더 적합합니다. 한국 출발부터 귀국까지는 항공편 연결과 예비일을 포함해 대체로 9~12일 이상을 고려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전체 동선 — 포카라에서 출발해 같은 계곡으로 돌아오는 길

ABC 트레킹의 기점은 해발 약 820m의 포카라입니다. 포카라에서 지프나 버스를 이용해 당시 차량 통행이 가능한 들머리까지 이동한 뒤 걷기 시작합니다.

과거에는 나야풀에서 출발하는 일정이 일반적이었지만, 도로가 계곡 안쪽으로 이어지면서 시와이와 지누단다 인근까지 차량으로 접근하는 일정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차량 종점과 소요 시간은 우기·건기, 도로 공사, 산사태와 차량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발 직전에 현지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요 경유지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누단다(약 1,700~1,780m) — 인근에 온천으로 알려진 장소가 있는 마을

  2. 촘롱(약 2,170m) — 여러 접근로가 합류하는 큰 마을

  3. 시누와·뱀부(약 2,300m 전후) — 숲과 계곡을 따라 오르는 구간

  4. 도반·히말라야 — 데우랄리로 향하는 중간 숙박지

  5. 데우랄리(약 3,200m) — 고산 환경이 본격적으로 느껴지는 지점

  6. MBC,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약 3,700m) — 안나푸르나 생추어리로 들어가는 상부 구간

  7.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약 4,130m) — 트레킹의 최고점

숙박지는 로지 운영 상황과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유를 둔 7일 일정 예시

처음 ABC를 걷는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약 7일로 나누는 일정이 비교적 무난합니다. 하루 산행 시간은 대략 4~8시간이지만, 고도와 날씨, 배낭 무게, 휴식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일차 구간 일정의 핵심
1일차 포카라 → 차량 이동 → 지누단다 또는 촘롱 도로 상황에 따라 걷기 시작 지점 조정
2일차 촘롱 → 시누와 → 뱀부 또는 도반 긴 계단 하강과 계곡 오르막 반복
3일차 뱀부·도반 → 히말라야 → 데우랄리 3,000m 부근 진입, 몸 상태 확인
4일차 데우랄리 → MBC 수면 고도 상승 폭을 줄이고 상부 환경에 적응
5일차 MBC → ABC → 뱀부 또는 도반 방면 하산 기상과 컨디션에 따라 ABC 숙박 여부 조정
6일차 뱀부·도반 → 시누와 → 촘롱 또는 지누단다 계단과 오르내림이 많아 하산 중에도 체력 안배 필요
7일차 지누단다 인근 → 차량 이동 → 포카라 도로와 차량 운행 상황을 고려해 출발 시각 결정

일정에 따라 ABC에서 숙박하고 일출을 본 뒤 하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데우랄리에서 곧바로 ABC까지 올라 숙박하면 하루 수면 고도 상승 폭이 큰 편입니다. 고산 경험이 적거나 두통·메스꺼움·어지럼증·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있다면 MBC에서 숙박하거나 일정을 하루 늘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로지 운영 여부와 숙박 가능 인원은 계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정표는 고정된 예약표가 아니라 컨디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기본안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고도 적응 — 목적지보다 몸 상태를 우선하기

ABC 일정에서 중요한 원칙은 빠르게 도착하는 것보다 몸이 고도에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고산 적응 지침에서는 3,000m 이상에서 하루 수면 고도 상승을 가능하면 약 500m 이내로 제한하고, 추가로 1,000m가 높아질 때마다 적응을 위한 여유일을 두도록 권고합니다. ABC의 지형과 로지 간격 때문에 이 기준을 일정마다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계획대로 계속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

다음 원칙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 고소 증상이 나타나면 더 높은 곳에서 자지 않습니다.

  • 휴식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악화되면 상승을 중단하고 낮은 고도로 내려갑니다.

  • 보행이 불안정해지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휴식 중에도 심한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즉시 하산과 구조·의료 지원을 요청해야 합니다.

  • 수분은 규칙적으로 섭취하되 억지로 과도하게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 고지대 도착 초기에는 음주와 무리한 운동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 고산병 예방약은 개인 상태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출국 전에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ABC 루트는 상부에서 같은 계곡을 따라 하산하는 구조라 비교적 빠르게 고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천후나 심한 증상, 야간 상황에서는 자력 하산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가이드·로지 연락망과 고산 구조를 보장하는 여행자보험도 준비해야 합니다.

5~6일 단축 일정 — 차량 구간만 줄이는 방식으로

휴가가 짧다면 차량 접근이 가능한 하부 구간을 줄여 트레킹 일수를 압축할 수 있습니다. 포카라에서 지누단다 인근까지 차량으로 이동하고, 하산 후에도 같은 지역에서 차량을 이용하면 걷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카트만두와 포카라 사이를 국내선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산악 지역의 기상과 공항 운영 상황에 따라 지연이나 결항이 생길 수 있으므로 국제선과 바로 연결하는 일정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단축 일정에서 줄여야 할 부분은 주로 낮은 고도의 접근 구간입니다. 데우랄리 이후 상부 구간까지 무리하게 압축하면 수면 고도가 빠르게 올라가 고산병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4~5일 일정은 고산 경험과 체력이 충분한 사람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며, 처음 고산 트레킹을 하는 사람에게 일반적인 기본 일정으로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8~10일 확장 일정 — 푼힐과 ABC를 함께 걷기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푼힐을 거쳐 ABC로 이어지는 확장 코스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고레파니와 푼힐을 지난 뒤 타다파니를 거쳐 촘롱에서 ABC 본선에 합류하는 방식입니다.

트레킹 일정은 접근 지점과 숙박지에 따라 약 8~10일 정도가 필요하며, 국제선과 포카라 이동까지 포함하면 전체 여행 기간은 그보다 길어집니다.

이 일정의 장점은 푼힐의 일출 파노라마와 안나푸르나 생추어리의 분지 풍경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초반에 약 3,000m의 고도를 경험한 뒤 다시 낮아지는 동선은 이후 고도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크므로 푼힐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ABC 상행 일정을 빠르게 잡아서는 안 됩니다.

고레파니로 향하는 구간에는 긴 돌계단과 반복되는 오르내림이 있어 전체 체력 부담도 커집니다. 풍경이 추가되는 만큼 단순히 ‘여유로운 일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정 설계 전 확인할 사항

  • 기상과 교통 지연에 대비한 예비일을 최소 하루 이상 확보했는가

  • 국제선 출발일과 포카라 이동일 사이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가

  • 3,000m 이상에서 수면 고도가 지나치게 빠르게 올라가지 않는가

  • 고소 증상이 나타났을 때 머물거나 하산할 수 있는 대체 일정이 있는가

  • ABC에서 하산하는 날의 거리와 시간을 무리하게 잡지 않았는가

  • 성수기 로지 혼잡과 겨울철 휴업 가능성을 확인했는가

  • 고산 구조와 헬리콥터 후송 조건이 포함된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는가

  • 차량 종점과 도로 상태를 출발 직전에 다시 확인했는가

구간별 거리와 고도 변화를 파악할 때는 이 허브 하단의 2015년 10월 GPS 실측 기록 6개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해당 기록 이후 도로 접근 지점과 숙박 환경, 탐방로 상태가 달라졌을 수 있으므로 절대적인 일정표보다는 거리와 고도 변화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종 일정은 최신 현지 정보와 일기예보, 로지 운영 상황, 자신의 고산 경험과 체력을 함께 고려해 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