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트레킹을 준비하면서 안전과 관련해 한 편만 읽어야 한다면 고산병에 관한 내용이 우선입니다. ABC의 최고점은 해발 약 4,130m이며, 평지에서 체력이 좋은 사람도 고산병을 겪을 수 있습니다.
마라톤이나 장거리 산행을 잘한다고 해서 고산병 위험이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산병 위험에는 상승 속도와 도달 고도, 잠자는 고도의 변화, 과거 고산 환경에서 보였던 반응이 더 큰 영향을 줍니다.
고산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천천히 오르고 증상을 일찍 알아차리며 적절히 대응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고산병이란 — 낮아진 산소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
해발고도가 높아져도 공기 중 산소의 비율은 약 21%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한 번 호흡할 때 몸이 이용할 수 있는 산소의 부분압은 감소합니다. 해발 약 4,000m에서는 이용 가능한 산소량이 해수면의 약 60%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몸은 호흡과 심박수, 혈액의 산소 운반 체계 등을 조정하며 낮은 산소 환경에 적응합니다. 이 과정을 고도 적응이라고 합니다. 몸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갖기 전에 수면 고도를 빠르게 올리면 급성 고산병과 고소 폐수종, 고소 뇌수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평지 체력이 좋더라도 이러한 적응 속도가 특별히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체력을 믿고 빠르게 오르거나 무리하게 운동하면 증상을 놓칠 수 있습니다.
급성 고산병의 주요 증상
급성 고산병(AMS)은 일반적으로 최근 고도를 높인 뒤 나타나는 두통과 다음 증상 가운데 일부가 함께 있을 때 의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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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꺼움이나 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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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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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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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른 심한 피로와 무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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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몸 상태 저하
고지대에서는 수면이 얕아지고 자주 깨는 현상도 흔합니다. 다만 수면 장애만으로 급성 고산병을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두통은 탈수와 수면 부족, 카페인 금단, 감염 등 다른 원인으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의 고도 상승과 동반 증상, 휴식 후 변화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벼운 AMS가 의심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말고 같은 고도에서 쉽니다. 휴식과 증상 치료 후 완전히 좋아지기 전에는 상행을 재개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그대로이거나 악화되면 낮은 고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진통제로 두통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고도 적응이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즉시 대응해야 하는 위험 신호
고산병이 심해지면 고소 뇌수종(HACE)이나 고소 폐수종(HAPE)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두 질환은 서로 함께 나타날 수도 있고, HAPE는 뚜렷한 AMS 증상 없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HACE — 고소 뇌수종
다음 증상은 HACE를 의심해야 하는 위험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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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거나 일자로 걷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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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말과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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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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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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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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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두통과 구토
특히 평평한 곳에서 혼자 똑바로 걷지 못하는 운동실조는 중요한 응급 신호입니다. 단순 피로나 중등도 두통으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HAPE — 고소 폐수종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면 HAPE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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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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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활동에도 유난히 숨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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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기침이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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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쉬기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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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있는데도 호흡곤란이 지속됨
거품이 섞인 가래나 입술·손끝의 청색증은 나타날 수 있지만 비교적 진행된 신호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없다고 HAPE를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HAPE·HACE가 의심되면 — 상승 중단, 하산, 구조 요청
HAPE나 HACE가 의심되면 즉시 상승을 중단하고 가능한 한 안전하고 신속하게 낮은 고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환자를 혼자 두거나 혼자 내려보내서는 안 됩니다.
가능하다면 다음 조치를 함께 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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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와 로지에 즉시 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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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가 있으면 공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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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보험사·구조기관에 연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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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미리 지시한 응급 약물이 있다면 그 지시에 따라 사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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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이 지연될 경우 이동식 가압백 등 이용 가능한 장비 검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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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보행이나 들것, 구조 후송 계획 세우기
하산은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처치이지만, 악천후나 야간의 위험 지형에서 무계획으로 이동하면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장 인력과 연락망을 활용해 가장 빠르면서도 실행 가능한 하산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헬리콥터는 가능한 구조 수단 중 하나이지만 기상, 착륙 장소, 운항 시간과 비용 승인에 따라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헬기 구조만을 전제로 계획해서는 안 됩니다.
고산병 예방의 기본 원칙
1. 수면 고도를 천천히 높입니다
CDC는 3,000m 이상에서 하루 수면 고도 상승을 가능하면 약 500m 이내로 제한하고, 수면 고도가 추가로 1,000m 높아질 때마다 적응을 위한 하루를 더 두도록 권고합니다.
ABC는 로지 간격과 지형 때문에 이 기준을 매일 정확히 지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상부 일정에 여유를 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머물거나 내려갈 수 있어야 합니다.
낮에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보다 어디에서 자는지가 고도 적응 계획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2. 증상이 있으면 더 올라가지 않습니다
가벼운 두통이나 메스꺼움이라도 최근 고도를 높인 뒤 발생했다면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숙박지로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
진통제나 아세타졸아마이드를 복용해 증상이 덜해졌더라도 상승 원칙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3. 수분은 규칙적으로 섭취합니다
탈수는 두통과 피로, 어지럼증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걷는 동안 규칙적으로 물을 마십니다. 다만 물을 많이 마신다고 고산병이 예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섭취량을 모든 사람에게 3리터로 고정하기보다 기온과 활동량, 갈증과 소변 색을 참고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갈증이 없는데도 억지로 과도하게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4. 음주와 호흡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의합니다
고지대에 도착한 초기에는 음주를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수면제와 진정제, 일부 진통제는 호흡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평소 복용약이 있다면 출국 전에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임의로 처방약을 중단하거나 새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5. 과도한 운동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먹습니다
고지대에서는 처음 며칠 동안 속도를 낮추고 과도한 운동을 피합니다. 식욕이 떨어지더라도 소화하기 쉬운 음식을 조금씩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활동과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젖은 옷은 갈아입고, 추위와 바람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6. 동행자와 서로 상태를 확인합니다
고산병이 진행되면 본인이 상태 변화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동행자는 다음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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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이 평소보다 현저히 느려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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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거의 하지 못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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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행동이 평소와 다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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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똑바로 걸을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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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중에도 숨이 찬지
가이드가 동행하더라도 자신의 증상을 숨기지 말고 즉시 알려야 합니다.
데우랄리~MBC~ABC — 수면 고도 상승에 특히 주의할 구간
데우랄리 약 3,200m에서 MBC 약 3,700m, ABC 약 4,130m로 이어지는 상부 구간은 수면 고도가 짧은 기간에 크게 높아질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데우랄리에서 ABC까지 하루에 올라 숙박하면 수면 고도가 약 900m 상승합니다. 실제 일정에서 선택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고도 적응 권고보다 상승 폭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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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우랄리에서 두통이나 메스꺼움이 나타나면 MBC로 계속 올라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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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증상이 생겼다면 ABC 숙박뿐 아니라 당일 왕복도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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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고도에서 쉬어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는지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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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데우랄리·히말라야·도반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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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모습이 불안정하거나 휴식 중 호흡곤란이 생기면 즉시 응급 대응을 시작합니다.
몇백 미터만 내려가도 좋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계속되면 추가 하산과 산소 공급, 의료 지원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하루만 버티자’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ABC 도착보다 무사히 내려오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세타졸아마이드 — 의료진과 복용 계획 세우기
아세타졸아마이드는 상품명 다이아목스로도 알려진 처방약으로, 고도 적응을 촉진하고 AMS 예방과 치료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트레커가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은 아닙니다. 일정의 상승 속도와 과거 고산병 경험, 기저질환과 복용 중인 약을 고려해 의료진이 필요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복용 전에는 다음 내용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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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고산병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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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나 간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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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또는 수유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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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복용 중인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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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알레르기와 과거 중증 피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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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질 이상이나 관련 질환
손발이나 입 주변 저림, 소변량 증가, 탄산음료 맛의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부작용과 복용 시점, 용량은 처방한 의료진의 설명을 따라야 합니다.
설폰아마이드 항생제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아세타졸아마이드가 모든 경우에 절대 금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아나필락시스나 스티븐스-존슨증후군 같은 중증 약물반응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아세타졸아마이드는 무리한 상승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약이 아닙니다. 약을 복용했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더 올라가지 않고, 악화되면 하산해야 합니다.
여행자보험 — 고도와 구조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ABC 상부에서 중증 고산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보조 하산이나 구조 후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헬리콥터 후송 비용은 상황에 따라 수천 달러 이상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의 보장 조건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입 전에는 다음 사항을 보험사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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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130m 이상의 트레킹을 보장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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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의 진료와 입원을 보장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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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구조와 헬리콥터 후송이 포함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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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비용의 보장 한도가 충분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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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사전 승인이 필요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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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먼저 결제한 뒤 청구하는 방식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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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가이드 동행이나 지정 코스 준수 조건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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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질환과 음주에 관한 면책 조항이 있는지
보험 증서 번호와 긴급 연락처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종이에도 적어 보관합니다. 가이드와 동행자에게 보험사 연락처와 여권 사본의 위치를 알려두는 것도 좋습니다.
고산병은 체력이나 의지만으로 이겨내는 문제가 아닙니다. 천천히 오르고, 증상이 있을 때 멈추며, 필요할 때 내려가는 원칙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이드와 약, 보험은 대응을 도울 수 있지만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목적지보다 몸 상태를 우선하는 판단이 ABC 트레킹의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